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의 공격적인 한국 사업 확장은 네이버가 직면한 최대 리스크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네이버가 지난 3일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에서는 중국발 악재로 인한 타격은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커머스를 포함한 주요 사업부문의 성장이 이어지며 기존 전망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죠.
1분기 매출은 2조5261억원, 영업이익은 439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 33%씩 늘었는데요.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호실적입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의 컨센서스는 매출 2조4960억원, 영업이익 3896억원에 형성됐었습니다. 컨센서스보다 실제 매출은 1%, 영업이익은 13% 더 크게 나왔죠. 실적 발표 날 네이버 주가는 3% 올랐습니다.
이커머스 매출은 7034억원(전체의 28%)을 기록했는데요. 1년 전보다 16%, 직전 분기보다는 7% 증가했습니다. 네이버는 도착보장, 브랜드 솔루션 등 신규 매출과 손자회사 크림이 인수한 일본 이커머스 기업 소다의 실적 편입을 이커머스 성장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멤버십 누적 가입자와 실사용자가 지속해서 증가한 점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했죠.
다만 거래액 측면에서는 우려스러운 수치가 나왔습니다. 1분기 거래액은 2649억원이었는데요. 제휴몰을 제외한 거래액은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9% 늘었으나,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0.4% 줄었습니다. 소다 편입 효과를 제외하면 거래액 감소율(QoQ)은 -1.7%로 높아집니다. 거래액 감소는 계절적 요인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번 실적에서 알 수 있듯이 네이버의 국내 이커머스 사업의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습니다. 향후 알리·테무의 급성장이 이어질 경우 네이버의 이커머스 사업에 숫자로 타격을 입힐 수 있죠. 물론 개인정보 유출 의혹과 저품질 상품 논란에 휩싸인 알리·테무가 공격적인 확장을 지속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