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미국 빅테크 기업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의 실적에서 핵심 내용만 추렸습니다. 전 세계 온라인 시장을 지배하는 기업들답게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는데요. 5곳의 합산 매출은 4483억달러(619조원), 순이익은 967억달러(133조원)에 달합니다.
빅테크 기업들은 인공지능(AI)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요. 이번 실적 발표에서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잘 번 만큼 더 써야 하는 상황인 거죠.
※본문에서 증감률은 전년 동기와 비교한 수치입니다.
※와이파이레터는 쏟아지는 ICT 이슈 중 핵심만 꼽아드립니다. '테크 빅뱅' 시대를 살아가는 당신의 길잡이가 되겠습니다. 주소록에 shineway2011-gmail.com@send.stibee.com을 추가해 주세요.뉴스레터가 스팸함으로 가지 않아요. 콘텐츠 문의와 협업 제안은 언제든 환영합니다.
애플: 아이폰 잘 팔리긴 했는데…, 세금폭탄 악영향
MS: 예상치 넘겼는데… 4Q 실적, AI 비용 부담
알파벳: 클라우드 급성장이 이끈 어닝 서프라이즈
아마존: 수익성 대폭 확대, 역시 효자 AWS 덕분
메타: 어닝 서프라이즈 덮은 AI 비용 우려
아이폰16. /사진: 애플.
📶애플: 아이폰 잘 팔리긴 했는데…, 세금폭탄 악영향
매출 949억3000만달러(+6%)순이익 147억달러(-36%) 조정 EPS 1.67달러(+12%)
아이폰 매출 462억2000만달러(+5.5%) 중국 매출 150억3000만달러(-0.3%)
6월 이후 주가 +19%
애플은 시장 컨센서스보다 다소 높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순이익이 급감한 이유는 9월 유럽사법재판소의 아일랜드 불공정 조세 혜택 소송에서 패소했기 때문인데요. 이에 따라 애플은 102억달러에 달하는 세금을 냈습니다. 일회성 비용이기 때문에 다음 분기부터는 패소에 따른 실적 영향은 없죠.
아이폰 판매량은 당초 전망보다 소폭 많았는데요. 팀 쿡 CEO는 아이폰15가 아이폰14보다 더 팔렸고, 아이폰16 판매는 아이폰15보다 강했다고 밝혔는데요. 아이패드와 맥 매출 성장도 이어졌죠. 문제는 수익성입니다. 아이폰16 가격 동결 등으로 제품 GPM(매출총이익률)은 36.3%로 전년 동기보다 0.3%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1%포인트 낮죠.
쿡 CEO는 애플 인텔리전스와 관련해 고객과 개발자로부터 좋은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탑재된 iOS 18.1 채택 속도가 iOS 17.1의 2배 빠르다고 밝혔죠. 애플 인텔리전스는 내년 초부터 본격 적용될 예정인데요. 바이두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진 중국 적용 여부에 대해선 어떤 내용도 공유되지 않았습니다.
📶MS: 예상치 넘겼는데… 4Q 실적, AI 비용 부담
매출 655억8500만달러(+16%) 순이익 246억6700만달러(+11%) 조정 EPS 3.3달러(+10%)
애저 매출 33% 증가, 자본 지출 200억달러(+5%)
6월 이후 주가 -1%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윈도 서버 등을 포함한 인텔리전스 클라우드 매출이 240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애저 매출이 33% 증가하면서 호실적의 원동력이 됐습니다. MS는 클라우드 플랫폼에 탑재된 오픈AI의 최신 AI 모델인 'o1'이 애저의 시장 점유율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죠. 다만 4분기 애저 성장률 예상치는 기대보다 낮았습니다. 데이터센터 확충 속도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죠.
실적 발표 다음 날 MS 주가는 6% 넘게 폭락했는데요. 2022년 10월 이후 2년 만에 최대 낙폭입니다. 4분기 실적과 AI 비용 지출에 대한 우려가 번졌기 때문이죠. MS는 4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681억~691억달러로 제시했는데요. 시장 컨센서스인 698억달러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AI 인프라 확장을 위한 자본 지출 확대도 예고했습니다. 에이미 후드 CFO는 "클라우드 및 AI 수요를 고려할 때 자본 지출이 순차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관련 비용 상승으로 수익성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죠.
📶알파벳: 클라우드 급성장이 이끈 어닝 서프라이즈
매출 882억7000만달러(+15%) 순이익 263억달러(+34%) 조정 EPS 2.12달러(+37%)
구글은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뒀습니다. 순이익이 무려 34% 늘었죠. 특히 클라우드 매출이 급증하면서 AI 사업이 순항하고 있는 점을 확인시켜줬습니다.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디지털광고와 유튜브 사업 역시 성장을 지속했죠. 월가의 주요 금융기관들은 구글 목표주가를 210~220달러로 높였습니다.(1일 종가 172.65달러)
창사 이래 최대 위기로 여겨지는 검색 반독점 소송 패소에 따른 여파는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주요 사업의 분사 가능성까지 거론되지만 최종 결론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 당분간 실적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네요.
순다르 피차이 CEO는 올해 5월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선보인 AI 에이전트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내년에 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내 출시 보도를 간접적으로 부인한 겁니다. 앞서 디인포메이션은 구글이 '자비스'라는 코드명의 AI 에이전트 프로토타입을 12월 공개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아마존: 수익성 대폭 확대, 역시 효자 AWS 덕분
매출 1588억8000만달러(+11%) 순이익 153억2800만달러(+55%) 조정 EPS 1.43달러(+54%)
AWS 매출 275억달러(+19%), 자본 지출 226억2000만달러(+81%)
6월 이후 주가 +12%
아마존은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뒀습니다. 수익성 확대를 가져온 원동력은 AWS 사업으로, AWS 영업이익은 103억5000만달러로 전체 영업이익의 60%를 차지했습니다. 영업이익률 38%로 2014년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죠. 컨센서스를 밑돌았지만 아마존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습니다.
앤디 재시 CEO는 올해 자본 지출이 75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고, 내년에는 더 많은 지출이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대부분 생성형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출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장기적 관점의 투자라고 강조했죠. 자본 지출의 대부분은 AI 수요 대응을 위한 데이터센터 확충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재시 CEO는 AI 서비스 알렉사를 사용자를 위한 실질적인 행동을 집행하는 AI 에이전트로 업그레이드 중이라는 사실도 언급했습니다.
메타의 LLM 라마. /사진: 메타.
📶메타: 어닝 서프라이즈 덮은 AI 비용 우려
매출 405억8900만달러(+19%) 순이익 156억8800만달러(+35%) 조정 EPS 6.03달러(+37%)
광고 매출 399억달러(+19%),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 380억~400억달러
6월 이후 주가 +22%
메타는 매출과 순이익 모두 급증한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뒀습니다. 매출의 98%를 차지하는 광고 매출은 399억달러로 19% 늘었죠. 4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450억~480억달러로 제시했는데, 시장 컨센서스를 살짝 웃도는 수치입니다. 3분기 DAU(일일활성사용자)는 32억9000만명으로 5% 늘었지만 예상치를 충족하진 못했죠. 가상·증강현실 부문인 리얼리티 랩스 매출은 29% 늘어난 2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영업손실 규모가 44억달러에 달하면서 적자 행진을 계속했습니다.
뛰어난 성과에도 메타 주가는 실적 발표 다음 날 4% 넘게 떨어졌는데요. AI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계속될 것이란 메시지가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AI 인프라 구축은 투자자들이 단기간에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는 아닐 수 있지만 기회가 정말 크다고 생각한다"며 "이 분야에 상당한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메타는 올해 자본지출 규모를 380억~400억달러로 예상했는데요. 기존 가이던스보다 최소치를 상향 조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