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을 제외하고 이번 소송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입니다. 미 정부와 역사적인 반독점 소송을 벌였던 당사자이기 때문인데요. 법무부 역시 애플이 과거 MS와 비슷한 독점 전략을 썼다고 주장했습니다. 법무부는 당시 애플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겨냥한 MS의 운영체제 독점과 '더러운 전술'을 비판한 점도 언급했죠.
1998년 미 정부는 MS가 PC 운영체제 윈도우에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끼워 판 행위가 반독점법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000년 1심 판결에서 정부가 승소하면서 MS는 2개 회사로 분할하라는 명령까지 받았죠.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 사업을 구분해 분할하라는 요구였습니다.
하지만 2001년 항소심에서 반독점법 위반 판단을 유지하되 회사 분할 명령은 기각하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MS는 1심 이후 출범한 조지 W 부시 정부와 합의안 도출에 성공하면서 분쟁을 마무리지었는데요. 합의안에는 △MS 소프트웨어의 독점적 지원 요구 계약 금지 △윈도우에서 경쟁 소프트웨어 사용 허용, 경쟁 소프트웨어 사용에 대한 보복 금지 △윈도우 소스 일부 공개 등 내용이 담겼습니다.
📶회사 분할 피한 MS 승리?… 빌게이츠 "모바일 경쟁 악영향"
당시 회사 분할을 피하고 끼워 팔기 권한까지 인정받은 MS의 승리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죠. 하지만 MS 창업주 빌 게이츠는 반독점 소송이 모바일 운영체제 경쟁에서 뒤처지는 계기가 됐다며 한탄했죠.
소송 과정에서 게이츠가 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게이츠의 친구이자 비서 출신인 스티브 발머가 회사를 이끌게 됐는데요. 발머는 CEO 초반 MP3 플레이어 준, 윈도우 비스타 실패와 모바일 운영체제 출시 지연 등으로 '최악의 CEO'로 꼽히는 치욕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이후 MS의 주축 사업으로 거듭난 클라우드 기반을 닦고, 사티아 나델라 CEO를 발굴하는 등 업적을 쌓은 인물이기도 하죠.
MS의 모바일 시대 부적응은 능력 부족에서 초래됐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PC에서 모바일로 패러다임 전환을 예측하지 못해 모바일 기술력이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주장입니다. 반독점 소송과 같은 외부 이슈보다는 MS의 내부 문제가 모바일 경쟁에서 뒤처진 결정적 요인이었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