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팹이 위치한 경기 남·동부가 반도체 공약과 연계되는 건 당연합니다. 반도체 산업이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비중이 굉장히 높고, 지역민심도 반도체 정책에 크게 반응합니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패권 경쟁이 뒤처지지 않으려면 이 지역에 갖춰진 반도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기도 합니다. 삼성전자는 용인(기흥)·화성·평택, SK하이닉스는 이천 공장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죠.
정치적으로도 반도체 벨트는 중요합니다. 여야의 총선 승패를 결정할 핵심 지역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인데요. 반도체 벨트에 속한 경기 남·동부 선거구는 23개입니다. 국회 과반을 노리는 여야 모두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지역이죠. 더군다나 이번 총선에서는 인구 증가로 화성과 평택에 걸린 의석이 1개씩 늘었습니다.
4년 전 총선 결과를 보면 반도체 벨트는 민주당 지지가 매우 강한 지역입니다. 21석 중 18석을 민주당이 가져갔습니다. 국민의힘은 수원(5석)과 화성(3석)에선 당선자를 1명도 배출하지 못했죠. 국민의힘은 참패의 재현을 막아야 하고, 민주당은 현재 의석을 최대한 수성해야 합니다. 지난 선거 결과를 보면 반도체 벨트에 속한 21개 선거구 중 11개(성남분당갑, 성남분당을, 평택갑·을, 시흥갑, 용인갑·병·정, 이천, 안성, 화성갑)에서 득표율 차이가 한 자릿수였는데요. 여야 모두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격전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