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주차 #카카오 #공정위 #김범수
안녕하세요. 서진욱 기자입니다.
카카오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주요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700억원이 넘는 과징금 제재를 받았습니다. 매출 부풀리기 의혹에 따른 금융당국 제재도 앞둔 상황이죠.
카카오페이는 고객신용정보 중국 유출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김범수 창업주의 구속까지 불러온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사건은 장기화 국면에 빠졌습니다. 당연하게도 카카오와 계열사 주가는 바닥을 뚫고 지하로 향하고 있습니다. 카카오가 직면한 사법 리스크의 현황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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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위, 카카오모빌리티에 724억 과징금 철퇴
- 카카오모빌리티 "행정소송 대응, 토종 플랫폼 역차별"
- 분식회계 제재도 남았다… 고객정보 유출 의혹 휩싸인 카카오페이
- SM 시세조종 사건 장기화… 길어지는 김범수 부재
- 유효기간 끝난 확장 전략… 카카오는 바뀔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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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카카오모빌리티에 724억 과징금 철퇴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모빌리티에 724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 사업을 펼치면서 경쟁사들에 제휴계약 체결을 사실상 강제한 행위가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및 거래상 지위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겁니다. 공정위는 지난해 2월에도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의 택시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자사 콜 몰아주기)했다며 과징금 257억원을 부과했었는데요. 이번 과징금 규모는 그때보다 467억원 더 많고, 검찰 고발 조치까지 단행했습니다.
공정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2021년 5월 경쟁사인 우버와 타다, 반반, 마카롱택시에 자사 앱에서 카카오T 일반호출을 받으려면 수수료를 내던지 자사 앱에서 발생하는 운행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는 제휴계약을 체결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운행 정보에는 영업비밀인 소속 기사 차량번호, 가맹 가입·탈퇴 내역, 길 안내 목적, 출발·도착 좌표, 픽업·주행 경로 등이 포함됐죠.
공정위는 일반호출 시장에서 카카오모빌리티 점유율이 90% 이상인 점을 강조하면서 제휴계약 체결 요구를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로 판단했습니다. 제휴계약으로 경쟁사의 영업비밀을 확보한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제휴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일반호출 시장에서 경쟁사가 배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공정위는 제휴계약 강제로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시장 점유율이 51%에서 79%로 높아지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밝혔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제휴계약을 통해 확보한 경쟁사 운행 정보를 기반으로 가맹택시 시장지배력을 끌어올렸다고 판단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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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행정소송 대응, 토종 플랫폼 역차별"
카카오모빌리티는 즉각 반박했습니다. 공정위 제재를 수용하지 않고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죠. 카카오모빌리티는 제휴계약은 경쟁사 소속 기사들의 반복적인 카카오T 호출 취소 또는 거절 행위를 방지해 고객 편익을 높이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는데요.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경쟁사들에 운행 정보를 제공했고, 가맹택시 시장지배력 강화를 위해 활용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죠.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때 얻을 수 있는 데이터를 영업비밀로 간주한 공정위의 해석도 무리라고 반박했습니다.
아울러 가맹택시 사업이 인허가 기관들과 논의를 거쳐 '원 플랫폼' 원칙 아래 출범한 서비스라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원 플랫폼 원칙은 가맹택시 기사는 1개의 호출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가맹 사업자가 지정한 호출 프로그램만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자사 소속 가맹본부인 KM솔루션, DGT모빌리티 등도 제휴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경쟁사에 무리한 요구를 한 게 아니라는 입장도 내놨죠. 카카오모빌리티는 공정위 과징금이 2021~2023년 합산 영업이익에 달하는 규모라면서 국내 토종 플랫폼에 대한 역차별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죠.
다만 카카오모빌리티가 실제로 법적 대응에 나설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카카오T의 택시 배차 알고리즘 조작 제재 당시 행정소송 방침을 밝혔다가 동의의결을 신청한 전례가 있어서죠. 동의의결은 제재 대상 사업자가 스스로 원상회복, 피해구제 등 타당한 시정 방안을 제안하면 공정위가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을 거쳐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동의의결을 신청했다는 건 알고리즘 조작 행위를 인정했다는 뜻이죠. 하지만 공정위는 "동의의결 절차 개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카카오모빌리티의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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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회계 제재도 남았다… 고객정보 유출 의혹 휩싸인 카카오페이
이번 제재로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가 하나 더 추가됐습니다.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게 문제죠. 당장 카카오모빌리티는 매출 부풀리기 의혹으로 금융당국의 제재를 앞뒀습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2020년부터 가맹택시 사업 매출을 부풀렸다며 과징금 90억원과 류긍선 대표 해임을 권고했는데요.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운수회사로부터 받은 운임 수수료 20%를 매출로 잡았는데, 15~17%를 광고와 데이터 제공 대가 등으로 돌려준 점을 감안하면 실질 수수료인 3~5%만 매출로 인식하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린 겁니다.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상장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며 최고 제재 수준인 '고의 1단계'를 적용했습니다. 최종 제재 권한을 가진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고심하고 있는데요. 제재 단행이 확정적인 가운데 어느 정도 수위로 처벌하느냐가 관건이죠.
카카오페이는 고객신용정보 해외 유출 의혹에 휩싸인 상태입니다. 금감원은 지난 8월 카카오페이가 고객 동의 없이 고객신용정보를 알리페이에 제공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알리페이가 해외 결제대금 정산을 위해 카카오페이에 고객신용정보인 NSF(Non-Sufficient-Funds Score, 애플 일괄결제시스템에서 요구하는 고객별 신용점수) 데이터를 요청하자, 카카오페이가 동의 없이 모든 고객의 식별정보, 가입정보, 페이머니 거래내역, 등록카드 거래내역 등 신용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카카오페이는 2018년 4월부터 매일 1회씩 알리페이에 고객신용정보를 제공했는데요. 그동안 무단 제공한 정보 건수가 542억건에 달합니다.
카카오페이는 고객을 특정할 수 없도록 비식별화한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에 알리페이나 애플이 결제대금 정산이 아닌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금감원 조사가 시작된 올해 5월부터 해당 정보 제공을 잠정 중단한 상태죠. 이번 사안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들여다보고 있는데요. 개인정보위는 카카오페이뿐 아니라 알리페이와 애플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개인정보위가 금감원과 같은 결론을 내릴 경우 카카오페이는 강력한 제재와 함께 거센 비판 여론에 휩싸일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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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시세조종 사건 장기화… 길어지는 김범수 부재
카카오의 가장 엄중한 리스크인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사건은 장기화 국면에 빠졌습니다. 카카오 오너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구속까지 불러온 사건으로 지난달 첫 공판이 진행됐습니다. 지금 속도로 보면 연내에 1심 판결에 내려질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법원은 김범수 위원장의 구속 기간을 12월7일까지로 연장했는데요. 카카오의 오너 부재 상황이 길어지고 있죠.
검찰은 하이브의 SM엔터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시세조종 행위를 김 위원장이 주도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만약 법원이 검찰의 손을 들어준다면 카카오는 엄청난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처벌 수위를 떠나 오너 주도로 주가조작 행위를 벌였다는 판결이 내려진다면 기업 이미지에 심대한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정신아 대표 중심으로 가동 중인 비상경영체제는 겪어보지 못한 또 다른 비상상황에 직면하게 되죠. 유죄 판결로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을 유지할 수 없어 지분을 팔아야 하는 상황까지 전개될 수 있습니다.
바닥을 뚫고 지하로 가는 카카오 주가는 사법 리스크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올해 들어 32% 폭락했는데요. 지난달 9일 52주 최저가인 3만2900원을 찍었는데, 2020년 3월9일(3만3319원) 이후 4년 반 만에 기록한 최저치입니다. 다른 계열사들의 사정도 비슷합니다. 카카오페이 52%, 카카오게임즈 30%, 카카오뱅크 25% 하락률을 기록하며 주주들이 분통을 터뜨리게 만들었죠. 카카오와 계열사들은 정부 정책과 연계된 밸류업 장세에서 완전히 배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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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기간 끝난 확장 전략… 카카오는 바뀔 수 있을까?
카카오의 총체적 난국은 무분별한 사업 확장에만 골몰한 행태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습니다. 끊임없는 계열사 확장으로 국내 재계 순위 15위에 달하는 대기업집단을 갖췄으나, 카카오의 경영 능력은 그에 걸맞은 실력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계열사들이 모여 시너지를 내기보다는 각자 알아서 살아남는 분위기를 조장하자 근시안적인 무리수가 곳곳에서 발생했죠. 지금까지 주요 계열사에서 벌어진 사법 리스크를 본사에 미리 보고했는지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카카오가 연루된 사건들의 사법적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겁니다. 그동안 카카오는 소극적인 행보를 보일 수밖에 없겠죠. 오너가 구치소에 갇힌 상황이기 때문에 중대한 경영 결정이 내려지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난해 말 카카오는 대대적인 계열사 구조조정을 예고했지만 아직 눈에 띄는 변화는 보이지 않습니다. 카카오는 전 세계적인 화두인 인공지능(AI) 경쟁에서도 한참 뒤처졌죠.
스타트업에서 고공성장을 거듭해 대기업집단으로 불어난 한국 인터넷기업사에서 입지전적인 성공 사례입니다. 국내 스타트업 시장 규모를 빠르게 키운 주인공이기도 하죠. 한국인의 일상에서 카카오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합니다. 사법 리스크로 카카오가 무너진다면 해당 영역은 해외 빅테크의 차지가 될 겁니다. 카카오는 거대한 체급에 걸맞은 사회적 역할 인식과 경영 능력 확보라는 과제에 직면했습니다. 과연 카카오는 앞으로 어떤 변화의 모습을 보여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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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욱 기자 shineway2011@gmail.com 010-6615-1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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