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올해 3월 자회사로 분리한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기업 알테라를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됩니다. 인텔은 기업공개(IPO)를 위해 알테라 분사를 단행했는데, 빠른 현금 확보를 위해 매각으로 선회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IPO보다 매각이 더 많은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점도 고려했겠죠.
인텔이 2015년 알테라를 인수하면서 지불한 금액은 167억달러(약 22조3700억원)에 달합니다. 당시 인텔 역사상 최대 규모 M&A(인수·합병)였죠. FPGA는 생산 이후 추가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반도체인데요. 인텔은 CPU(중앙처리장치) 시장 침체에 대응하는 동시에 데이터센터, 자율주행차 등 신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알테라를 인수했습니다.
AI 가속기로 활용되는 FPGA 반도체 시장은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AI 주도권 경쟁이 극심한 상황이기 때문에 알테라가 매물로 나올 경우 인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인텔 입장에서는 기업가치를 최대한 높일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는 거죠. 물론 미래 경쟁력을 팔아넘긴다는 비판은 감수해야죠.
알테라의 유력 인수 후보로는 AMD, 마벨 테크놀로지 등이 거론되는데요. 2020년 AMD는 FPGA 1위 기업 자일링스를 인수했기 때문에 알테라까지 손에 넣으면 FPGA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합니다. 인텔이 최대 경쟁자인 AMD에 유망 자회사를 넘기는 일이 실현된다면 반도체 역사의 중대 사건으로 기록되겠죠.
인텔이 알테라뿐 아니라 자율주행 시스템 자회사인 모빌아이의 지분 매각도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인텔이 2017년 153억달러(20조5000억원)에 인수한 모빌아이는 2022년 나스닥에 상장했는데요. 올해 주가가 73% 떨어지면서 현재 기업가치는 102억달러(13조7000억원)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인텔은 지난해 모빌아이 지분 일부를 매각해 15억달러(2조원)를 조달했었죠.